18

2009-Jun

어린이를 굶기는 사회. 우리의 미래가 위험하다.

작성자: 동대문나눔연대 IP ADRESS: *.128.207.106 조회 수: 8559

외대 청년동문회 회보에 싣은 저의 첫칼럼입니다. 
시간이 촉박해 여기저기서 짜집기도 조금 했지만.
----------------------------------------------------------------------------------------------------------------------------------------------------------------
“어린이를 굶기는 사회. 우리의 미래가 위험하다.”

-이탈리아어 97 이윤재(사회복지사)

내가 일하고 있는 단체에서는 현재 동대문지역 기초생활수급가정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료 독서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은 대부분 조손가정, 한부모 가정이 대다수이다. 모두 너무 순수하고 예쁜 친구들이다.

하지만 이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학교가 끝나고 집에 돌아와도 밥을 챙겨주는 보호자가 없어 밥을 굶는 날이 많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얼마전까지 방과후 저녁식사를 해결하던 지역아동센터가 구청지원이 끊겨 문을 닫았단다. ‘요즘 세상에도 밥을 굶는 아이들이 있을까’ 하지만 아이들에 대한 우리의 현실이 이러하다.

대한민국 헌법에서는 ‘모든인간은 법앞에 평등하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불평등하다. 법률적으로는 평등하게 태어났을 지도 모르지만, 실제로는 엄마의 뱃속에서부터 여러 가지 영향으로 불평등한 상태로 태어난다. 그리고 전 생애에 걸쳐 불평등한 사회의 각종 병폐들을 차별적으로 경험하면서 살아간다. 그리하여 엄마의 뱃속에서부터 죽을 때까지 받는 차별적 경험만큼 건강도 교육도 차별을 받게 되어 소득 불평등이 고착화된다.

우리 사회에서 아이의 미래를 결정하는 가장 결정적 요인은 ‘어떤 부모로부터 태어났느냐’이다. 돈 있고, 교육수준이 높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와 돈 없고, 교육수준이 낮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의 미래는 극명하게 갈린다. 뿐만 아니라, 태어난 아이의 건강도 부모의 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태아기와 영유아기를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 청소년기, 성인기, 노년기의 삶이 결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우리 사회의 빈곤아동 문제는 현재 심각한 상태에 이르고 있다. 2008년 아동청소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아동·청소년 중 최저생계비 이하의 절대빈곤층은 7.8%, 상대빈곤층은 11.5%였다. 이는 2006년 통계청 가계조사로 측정한 아동가구 중 절대빈곤층 5.0%, 상대빈곤층 8.4%에 비해 크게 높아진 수치이다. MB정부이후 경제위기와 맞물려 2009년에는 아동빈곤의 문제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천에서 용나는’ 일들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고, 교육의 양극화 정도는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부모의 경제적 부에 따라 자녀의 교육 기회와 능력이 좌지우지 되고 있다. 따라서 교육을 통한 가난의 대물림 차단은 이미 그 효력을 거의 상실해 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연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느끼는 행복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에서 가장 낮았다.

소득불평등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지니계수'는 2인 이상 도시가구의 시장 소득을 기준으로 2008년 0.325를 기록해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90년 이후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가계수지에서도 통계조사가 시작된 2003년 이래로 빈부 간의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지고 있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 하위 20%의 소득은 16만 8천 원 증가한데 비해, 상위 20%는 164만 3천 원이 증가하여, 전체 소득에서 하위 20%가 차지하는 소득의 비중은 5.6%에서 5.4%로 떨어졌고, 상위 20%는 40.6%에서 41.7%로 증가했다. 학력계층 간 임금 격차는 고졸자 임금을 100으로 했을 때 대졸자의 임금은 2003년 151.7, 2005년 154.9, 2007년은 157.7로 계속 확대되어 가고 있다. 남녀 간 임금격차 역시 심각하여 여성의 평균 임금수준은 남성의 60% 정도에 불과하여 OECD 국가들 중 최하위 그룹에 속한다.

노인에 대한 사회적 부양도 매우 취약해 한국 노인의 자살률은 OECD국가들 중에서 가장 높다. 노인 인구 10만 명당 1998년의 38명 자살에서 2007년 73.6명 자살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이러한 한국 노인의 높은 자살률은 우리 사회에서 노인들의 삶이 그만큼 궁핍함을 의미한다. 자살은 개인의 문제로 인식되거나 우울증과 관련이 되어 있는 것으로 인식되지만, 이는 분명 ‘사회적 타살’이다.

이러한 빈곤과 불평등의 사회악순환을 끊기 위해서 무엇을 할것인가?

예를하나 들면 신자유주의의 원조라는 영국은 1948년부터 국영의료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를 통해 국민들에게 거의 무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영국 정부는 공공정책을 국민들의 건강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여 수립할 것과 빈곤에 대한 특단의 대책 수립, 특히 산모와 아동을 둔 가족의 빈곤상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2020년까지 빈곤아동률을 0%로 할 것에 가장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또한, NHS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조하여, 대처정부 기간 내내 NHS에 대한 투자가 거의 없어 GDP 대비 6.5% 수준에 머물러 있었던 국민의료비가 현재는 8.5%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신자유주의의 폐혜를 극복하고 있는 유럽과 달리 한국정부는 더욱더 사회양극화를 고착화시키는 정책들을 추진중이다. 이미 사회복지에 투자될 누진적 세금인 종부세와 주택양도세를 완화하였고 교육양극화를 고착화시키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등을 추진중이다. 이러한 <부자감세, 서민증세>의 기조는 강화되고 있다.

작년 광우병 촛불시위에서 ‘우리가 찍지도 않은 쥐박이 땜에 왜 우리가 미친소를 먹어야하나요?’라는 피켓을 든 청소년을 본 적이 있다. 우리의 다음세대인 아이들이 자라 ‘당신들이 우리에게 해준 게 뭐가 있어!’라며 우리에게 책임을 물으면 뭐라고 답할 것인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7 재앙적인 기후변화, 어떻게 멈출 수 있을까 서부사회포럼 2009-12-14 9384
36 [정세브리핑입니다] 대결에서 대화로, 전환점 맞는 한반도 정세 평통사 2009-10-23 8808
35 한가위 넉넉하게 보내세요^^ + 1 나눔나라 2009-10-01 10054
34 9살 어린이의 이야기 블루청춘 2009-08-20 8169
33 가볼만한 복지아카데미 동대문나눔연대 2009-08-17 7819
32 "과자 안먹고, 게임 참고, 사랑 나눠요." 날자난다 2009-07-28 20675
31 [동영상] 21세기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날자난다 2009-07-23 25131
30 <스크랩> "무상급식 했다가 경제 나빠지면 어쩌려고..." 동대문나눔연대 2009-06-29 7180
» 어린이를 굶기는 사회. 우리의 미래가 위험하다. file 동대문나눔연대 2009-06-18 8559
28 장애인이 다니기 편하면 모두가 편하다. 동대문나눔연대 2009-06-11 36314
27 [펌] 크게 태어나 못 먹으니까 작아져요 + 2 날자난다 2009-05-08 25132
26 2008몰래산타 한겨레보도기사 김훈미 2009-04-17 7292
25 언론탔어요. file 이윤재 2009-04-10 6809
24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총회 및 기획토론회 이윤재 2009-03-19 7600
23 [월간 말]만인의 행복 위한 사랑과 나눔의 연대 날자난다 2009-03-13 56547
22 열심히 내용을 채워 알찬 나눔연대로 성장하길~* + 2 캔커피 2009-03-02 32313
21 나눔연대 법인설립 허가 ㅊㅋㅊㅋ 나눔나라 2009-02-27 7407
20 [2월19일]일일 모니터링 날자난다 2009-02-19 8196
19 [2월17일]일일 모니터링 날자난다 2009-02-17 7751
18 [1월30일]일일 모니터링 날자난다 2009-01-30 7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