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성북은 빵과 우유

2009.06.19 15:50

날자난다 조회 수:4458

사랑의 집수리로 찾아가는 집들은 우리의 상식을 뛰어넘는 상태의 집들이 많습니다.

지난 번 사랑의 집수리 가정도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더군요.

아직도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힘겹게 사는 이웃들이 많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답니다.

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오늘 작업도 쉽지는 않겠다 생각하며 집안에 들어서는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반지하인 집이었는데 집안에 장판이 깔려 있지 않았습니다.

DSC_0001.jpg

할머니와 막내 딸이 살고 있는 집이였는데 잠자는 곳에만 스티로폴을 깔아 놓고 그 위에서 생활하시는 것 같더군요.

그 스티로폴도 꽤 오래되었는지 오염이 심했고 집 안이 무척 눅눅했습니다.

게다가 가구가 하나도 없어 모든 짐을 검정 비닐봉투에 담아 놓았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얼마나 살았던걸까? 참 아득하기만 했습니다.

두 분은 동네에서 폐지 및 고물을 모아 어렵게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했지만 모두가 힘을 모아 방 두칸과 거실 도배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방에 있는 짐을 나르고 청소를 하고 도배지를 재단해서 하나 하나 붙여 나갔습니다.


DSC_0009.jpg

> 도배지를 자르고 있는 전택기 회원


DSC_0019.jpg

> 제일 어려운 천장 도배 공사 중인 모습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데 할머니께서 검은 봉지 하나를 내미셨습니다.

빵과 우유가 들었더군요. 어려운 형편이지만 일하는 우리들을 위해 가게에서 외상으로 사오셨다고 합니다.

너무 죄송하지만 그 마음까지 거절할 수가 없어서 모두가 맛있게 먹었습니다.

빵을 먹고 쓰레기를 치우고 있는데 반가운 얼굴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근처에 살고 계시는 홍영단 회원님을 우연히 만난것이지요.

홍영단 회원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시원한 음료수까지 사주셨지요. ㅜㅜ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

DSC_0052.jpg

> 홍영단 회원님의 싱그런 마음 ^^


홍영단 회원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두 분은 폐지를 주으러 다니면서 골목 청소까지 도맡아 하신다고 합니다.

그 따뜻한 마음씨에 감동해서 명절 때마다 작은 도움을 주시기도 하구요.

이렇듯 아직은 따뜻한 사람들이 더 많은가 봅니다 .

 

도배를 마치고나니 어느새 저녁이었습니다. 무척이나 피곤했지만 깨끗해진 집을 보니 흐믓해지더군요. ㅋ


DSC_0032.jpg

> 말끔하게 도배를 마친 모습. 도배지에 주름이 많은 건 아직 도배풀이 마르지  
   않아서이지 실력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ㅋ


다음 공정은 장판 깔기.

장판을 깔기 전 바닥을 정리하기 위해 짐을 다시 다 나르고 부엌에 엉망으로 방치되어 있는 씽크대를 철거했습니다.

방역도 함께 진행했지요. ^^;;


1.jpg

> 씽크대가 놓여 있던 벽에 기름 때가 엄청 끼어 있었는데 강력 세정제로 말끔히 닦아냈습니다.


마지막 힘을 모아 장판까지 깔고 나니 새집과 다름 없는 모습이 되었습니다.

2.jpg

> 마지막 공정인 장판을 까는 모습입니다.

 

이제 할머님과 따님이 집안에서 신발을 신지 않고 깨끗한 환경에서 편하게 주무실 수 있게 되었네요.

고된 작업이었지만 정말 좋아하시는 두 분을 보니 피곤함도 잊고 저희도 함께 웃을 수 있었습니다.

이 날 함께 하신 분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앞으로도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하는 성북나눔연대가 되겠습니다. ^^


3.jpg

4.jpg